Resin, Glitter powder, Wood / 600×500×1520(mm) /2008
남영화의 < Illusion >은 고양이와 ‘나’의 환영(幻影)을 병치한 작품이다.
큰 나무상자 위에 앉아 있는 검은 고양이와 흰 나부(裸婦)는 대조적 의미를 발산한다.
고양이는 그 독립적 성격만큼이나 당당해 보인다.
반면 하얀 속살을 드러낸 여성은 방어적이며 나약하다.
작품속의 그녀는 고양이를 닮고 싶어한다.
고양이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그녀의 심리적 상황을 극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 앞에서 과연 가능한 것인지 되묻는다.
어쩌면 그런 ‘탈아적 상상’이 ‘멋진 신세계’의 꿈처럼 덧없는 것일 수도 있으니까.
그럼에도 우린 자신을 벗고 당당히 내면을 응시한 듯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눈빛에서 예술가적 삶이 ‘멋지게’ 투영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김종길 미술평론가 < 조각가의 자화상 >기획취지 중에서-
나는 고양이가 좋다.
고양이는 의존적으로 주인의 명령에 충성하는 개와 달리 매우 독립적인 존재로 누구에게도 간섭 받거나 지배당하지 않고 자유를 지키며 자신의 성질을 유지해가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고양이를 닮고 싶다.
나는 예술가이다.
예술가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그 시대의 역사적 상황과 사회적 조건에 영향을 받게 되며 이에 따라 예술작품은 시대성과 현실성을 담아야한다. 그리고 작품은 자기 표현적이여야 한다.
자기표현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자유롭게 된다는 것’이다.
‘자유롭게 된다는 것’은 내가 고양이를 닮고자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현실 속에서 자유롭다는 것은 착각일지도 모른다. 마치 반(反)유토피아적 소설< 멋진 신세계 >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작가노트 중에서-